둔촌주공 재건축

집값 빠질만큼 빠졌다…실수요자 매수 저울질해 볼때

찰리yun 2013. 3. 29. 09:50

"지금 집을 사야 할 때일까요, 아니면 좀 더 기다려야 할까요?" 만나자마자 던진 질문에 두 여성의 거침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너무 고민만 하다가는 가격이 오른 후에 사게 돼요."(이은희 상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이럴 때가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시기 아닌가요."(전계향 전무) 인사를 건네며 짓는 미소나 차분히 커피를 마시는 모습은 '천생 여자'로 다소 투박한 건설업계 사람들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업무 얘기에 있어서는 건설업계 특유의 자신감과 강단, 묵직함이 담겨 있다. '외유내강' 여성 건설인 전계향 대원 건설사업부 전무와 이은희 서희건설 통합구매본부장(상무)을 만나 최근 부동산 상황과 집 잘 고르는 법, 여성 건설인으로서 어려운 점이나 자부심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시장이 침체돼 있는데 집을 사야 할까.
▶이은희 상무=주식시장에서는 가격 저점이 아니라 무릎이나 허리에서 사라고들 한다. 그런데 꼭 고점 근처인 귀에서 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주택 경기가 딱 그런 모양새로 흘러가는 것 같다. 다들 관망하면서 고민만 하다가는 가격이 너무 오른 시기에 사게 된다. 당분간 집값 흐름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가격이 많이 폭락한 지역은 저점에 근접했다고 보고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하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전계향 전무=요즘 정말 집을 사야 할 때라고 느낀다. 예전에 아파트를 짓는대로 잘 팔릴 때는 그나마 조금 편했는데, 지금은 건설사가 '을'이고 수요자가 '갑'이다. 건설사들은 집을 사게 만들기 위해 가격도 깎고 혜택도 더 주려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이런 때가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시기 아닌가.

―여성 건설인의 강점은 뭐라 생각하나.
▶전 전무=여성은 섬세하게 파고든다. 주부들이 아파트에서 뭘 원하는지를 안다. 바뀌는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잡아야 하는데 남성들은 다소 고지식한 면이 있다. 하지만 여성들은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게 변화를 받아들인다. 남자들은 모른다.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이 어떤 구조의 놀이터가 있어야하고, 어떤 시설이 마련돼 있으면 하는지 말이다. 최근 어느 아파트에 가보니 스쿨버스들이 아무 곳에나 서 있더라. 스쿨버스 존을 만들어 한 군데로 모아주면 더 안전하고 아이들을 보내는 엄마들끼리도 대화 공간이 생기지 않겠나. 최근 동탄2신도시 대원칸타빌에 인라인스케이트장, 체육관, 에듀클럽 등을 설치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상무=요즘은 시공사가 거의 '무한책임시대'다. 층간소음부터 시작해 민원이나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을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만족을 하지 않는다. 이럴 때 여성들의 꼼꼼함이 특히 잘 발휘되는 것 같다. 입주 2~3개월 전부터 여성 모니터링 요원들이 단지 전체에서 불편함이 발생할 가능성 있는 부분을 체크하고 그때그때 보완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전 전무=당초 1차만 분양하려고 했던 충북 청주 율량2지구 대원칸타빌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1ㆍ2ㆍ3차 2300여 가구를 완판하고 올해 4차 물량을 내놓는다. 청주에선 처음으로 커뮤니티 시설에 수영장을 선보였고 카페 등 내부 시설도 커피전문점 못지않게 제대로 만들어 반응이 좋았다. 단지에 4계절 콘셉트를 적용하는 등 공을 들였는데, 실제로 보면 살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입소문이 자자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만든 상품은 수요자들이 먼저 알아본다는 걸 알 수 있어 행복했다.

▶이 상무=예전에 대구 월배지구 AK그랑폴리스 분양 성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애경그룹에서 발주하고 서희건설은 단순 시공사로 참여한 공사였지만, 모델하우스 내부의 계획부터 시공까지 모두 서희건설에서 시행하도록 돼 있었다. 몇 날 며칠을 상품개발팀과 함께 가구 내 동선을 그리고 아트월 타일부터 바닥재, 가구, 심지어는 욕실 수전류까지 모든 자재를 고르고 골라 정성껏 모델하우스를 오픈했다. 방문객들로부터 내부 마감이 잘 나왔다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오픈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881가구 중 114㎡ 일부를 제외하고는 100% 분양 완료됐다. 이러한 경험과 팀워크가 강남역스타힐스, 양주덕정스타힐스 등 자체 사업의 분양 성공으로 이어졌다. 시장이 어렵다 하더라도 정성을 다한 노력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전 전무=요즘 굉장히 뜨거운 이슈이기 때문에 이번에 동탄2신도시 대원칸타빌 견본주택에서도 수요자들이 청약하러 와서 다들 물어본다. 자재 보강과 이중 마감 등 다양한 해결책을 세웠고, 견본주택에도 별도 부스를 만들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그래도 애들이 뛰고 그러면 결국 대책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이 밖에서 맘껏 뛰어놀수 있도록 체육관을 만드는 묘수를 냈다.

▶이 상무=준공 전에 몇 달에 걸쳐 소음 정도를 측정한다. 결과값을 가지고 수차례 실험을 거듭해 문제 없도록 하는데 그래도 민원은 나오기 마련이다. 공동주택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규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의 포부는.
▶이 상무=요즘 회사는 주택, 병원, 민자학교, 해외사업 등 다각화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회사의 강점인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는 일반분양 못지 않은 품질과 만족도를 위해 노력 중이다. 쏟아질 듯 많은 별이 보이는 언덕이라는 뜻으로 지은 '스타힐스'의 의미처럼 영화 속에 나오는 듯한 멋진 집을 짓는 것이 꿈이다. 대형 건설사가 하나를 하면 우리같은 중견 건설사는 두세 가지를 더 해서 좋은 상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수요자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전 전무=당장은 동탄2신도시와 청주 율량2지구 4차를 주부에게 잘 어필해 성공적으로 마감하고 싶다. 늘 현재 있는 평면에 만족하지 않고 공급 99㎡를 132㎡같이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아파트 안에 들어가면 너무 좋아서 절로 노래가 나온다는 '칸타빌' 브랜드의 의미처럼 최고의 집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비록 최근 대형건설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실속 면에서는 훨씬 앞서 있다고 자신한다.

그녀들이 권하는 집고르기 요령 실거주냐? 시세차익이냐?…구입목적 명확해야 나중에 후회안한다

= 집을 짓는 공급자인 동시에 내 집 마련을 고심하는 소비자인 두 여성 건설인이 제시하는 내 집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집을 살 때는 우선 일단 구입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당장 예쁘고 살기 좋은 집에서 실거주하려는 것인지, 투자 관점에서 장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릴 것인지 등을 명확히 해야 후회 없는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있다면 교육환경이 중요하고, 맞벌이 부부라면 직주 근접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등 상황에 따라 적합한 집을 선택할 것을 권했다.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며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게 내집 마련의 첫걸음이다.

전계향 전무는 일단 대출금 등이 무리가 없는 선에서 거주환경에 초점을 두고 집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집값이 상승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집을 통해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녀는 "집값 하락으로 고통받는 하우스푸어도 예전에 집을 살 때는 나름대로 가격이 오를 만한 지역에 투자했던 것 아니냐"며 "당분간 투자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살면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는지를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통 여건이 좋아야 하며 내 라이프스타일에도 적합한 구조인지 꼼꼼히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인적으로는 채광, 햇빛이 얼마나 잘 드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돼 있는지도 체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상무는 최근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가치를 배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여전히 집이 대다수 중산층의 제1의 자산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미래가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매수 시점은 지역ㆍ상품별로 다르겠지만 1기 신도시 등은 가격이 빠질 만큼 빠진 지역으로 저렴하게 나오는 물건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한 집 고르기 요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중대형 아파트가 다시 인기를 회복할 가능성도 있어 굳이 소형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내놨다.

경기 불황 때문에 단기적으로 소형 아파트 인기가 유지되고 있지만 더 넓고 편안한 거주 환경을 추구하는 수요자들 욕구를 감안하면 경기 회복 시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 전무도 요즘 주택 공급이 소형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중대형에 희소가치가 생길 수 있어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거들었다.

[전병득 기자 / 백상경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출처 :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30329070311413.daum